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은 시작의 위대함을 너무나 잘 아는 문장이라고 본다. 예나 지금이나 무언가를 결심하고 시작한다는 것이 어려웠다는 것이 너무 동질감이 느껴져 웃기기도 하지만 그만큼 시작에 대한 무게감을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해 준다. 2024년 마지막 목표로 나는 다시 카카오이모티콘에 도전하기로 올해 초에 결심을 했지만 프로 미룬이인 나는 미루고 미루다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사람은 게으르고 나는 특히나 더 게으르다.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자기 객관화가 잘 된 사람은 그만큼 전략적 우위에 설 수 있다. 나는 게으르기 때문에 그 게으름까지도 계산을 해 본다. 여유로운 스케쥴링을 하며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고민하고 느긋이 작업을 하던 중 생각보다 오히려 내가 게으름을 피우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또한 뿌듯해진다.
작업을 할 때 중요한 건 뭘까?
나는 스케쥴링이라고 생각한다. 타이트한 스케쥴링이야말고 작업의 성공을 보장해 준다고 생각한다.
그럼 타이트한 스케쥴링이란 뭘까?
내가 생각하는 타이트한 스케쥴링은 오히려 내가 게으름을 피울 시간까지도 계획에 포함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뭔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생각해 보자. 내가 실패했던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내가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실패한 경우가 더 많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식단을 관리하다가도 한두 번의 치팅 때문에 실패하고 새롭게 배우려 했던 악기도 쉬고 싶은 하루 이틀 때문에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적어도 나는 그러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나를 함수에 포함하여 계산을 하였다. 나는 게으르고 포기를 좋아하는 정대만의 반대편 같은 사람이니까 이런 포기를 위한 장치들까지도 계획에 넣어버리자. 그럼 이런 요소까지도 나는 계획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형태가 되어 더 이상 게으른 사람이 아닌 부지런한 사람이 된다는 논리이다.
이게 뭐 이렇게 중요하냐고 물어보겠지만 재미있는 것은 오히려 이런 말같지도 않은 스케쥴링 덕분에 나는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아등바등 최선을 다 하는 삶도 있지만 나처럼 어쩔저쩔 여기까지 와 보네? 하는 삶도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끝까지 가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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