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사람마다 작업의 스타일은 천차만별이겠지만 나의 경우 무조건 우선적으로 스케치를 해 본다. 손으로 그려보고 선을 다시 정리해 보고 느낌이 괜찮다고 느껴지면 이것을 다시 일러스트레이터 툴로 작업을 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그러다 보니 작업의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다. 예전에 있었던 회사에서도 이런 식으로 작업을 했었는데 그때 디자인 팀장이었던 분께서 레이어 하나를 스케치하는 창으로 사용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지 않겠냐? 라며 이야기하셨지만 결국엔 다시 이면지 스케치로 돌아오게 되었다. 약간 그런 느낌이다. 이면지에 작업을 하게 되면 뭔가 부담감이 덜 해서 그런가 조금 더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막 망쳐도 된다..라는 마인드로 그릴 수 있는 반면에 컴퓨터를 켜고 작업을 하는 순간 바로 실전인 것 같은 부담감이 생겨서 그런 것 같다.
처음에는 이런 작업 방식이 좀 창피했다. 뭔가 전문적인 것 같지 않고 아직도 좀 조무래기인 것 같은 나 혼자만의 어떤 부끄러움이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게 내 스타일이지.. 하고 살고 있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서 작업을 홀로 하다 보니 정답이란 없고 오직 해답만이 존재하더라. 중요한 건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을 어떤 방법으로든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지 그냥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부끄러워만 하며 정체되어 있으면 내 삶에 아무 변화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패는 두렵지 않다..라는 멋진 말을 하고 싶기는 하지만 사실대로 이야기하자면 난 실패는 굉장히 무섭고 두렵다. 대신에 내가 깨달은 것은 무섭고 두렵다고 해서 나아가는 것을 멈추면 더 큰 두려움이 내 등 뒤에서 바로 쫓아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간은 절대로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오늘도 되뇌여보는 작업 전 다짐
중요한 건 대충하지 않는 것
더 중요한 건 끝까지 하는 것
가장 중요한 건 그냥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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